면허를 따고 5년이 지났는데, 정말 한 번도 제대로 운전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이가 둘이 되면서 유치원과 학원을 오가야 하는데, 모든 이동이 택시거나 남편을 통해서만 가능했거든요. 비오는 날 아이가 열이 나서 학원을 못 가고 싶다고 했는데 택시를 20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때 정말 '내가 직접 운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트 장보기도, 아이 학원 데려다주기도 모두 남편의 손에 달려 있었거든요. 처음에는 운전연수를 받는 게 쑥스러웠습니다. 나이도 30이 되어가는데 지금 와서 배우는 게 좀 창피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 때문에 이 정도 자존심은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성북 지역에서 방문운전연수 업체들을 검색했는데 가격이 정말 천차만별이었습니다. 12시간 기준으로 대략 50만원에서 65만원 정도 사이였는데, 최종적으로 저는 55만원의 방문연수를 신청했습니다.
왜 방문연수를 선택했냐면, 자차로 연습하는 게 나중에 내 차를 타고 다닐 때 가장 도움이 될 것 같았거든요. 학원차로 배우다가 내 차로 넘어가면 또 적응 기간이 있을 텐데, 처음부터 내 차에 익숙해지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약도 편했는데, 전화 통화로 바로 일정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수업은 월요일 아침 9시에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이 오시자마자 바로 핸들을 잡으라고 하지 않고 차 안에서 30분을 이야기만 하셨는데, 미러 위치, 핸들 높이, 시트 위치, 페달의 위치 같은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선생님이 '처음에 떨리는 건 완전히 정상이에요, 저도 처음에 그랬거든요'라고 말씀해주셔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성북 근처에서 첫 운전을 시작했습니다. 우리 집 앞 골목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나갔는데, 핸들을 너무 세게 잡은 나머지 손이 경련이 일어날 정도였습니다. ㅠㅠ 선생님이 '손가락 힘을 빼세요, 신호등이 나올 때까지만 집중하면 돼요'라고 하셔서 조금씩 이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날은 2km 정도의 왕복도로에서 왔다갔다 20분, 신호등 있는 교차로에서 우회전 연습 15분, 아파트 진입로에서 반응 연습 15분 정도를 했습니다. 처음 3시간은 정말 정신없었는데, 신체가 배우는 것 같았습니다. 선생님이 '다음 시간에는 더 편할 거예요'라고 하셨는데 정말 그 말씀이 사실이었습니다.
두 번째 수업은 수요일 오후에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좌회전에 도전했는데, 정말 무섭더라고요. 맞은편 차가 오지 않는 타이밍을 잡아야 하는데 그게 너무 어려웠습니다. 선생님이 '신호가 초록불일 때 맞은편 신호를 먼저 보세요, 화살표가 없으면 맞은편도 오는 거예요'라고 하셨는데 이 한마디가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 이후로 신호를 보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날은 성북 쪽의 큰 도로로도 나갔는데, 4차선 도로에서 차선변경을 배웠습니다. 선생님이 '사이드미러부터 먼저 보고, 그 다음에 뒤돌아봐서 확인한 후에 천천히 돌려요'라는 순서를 반복해서 가르쳐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이 모든 과정을 동시에 하느라 정신없었는데, 4번 정도 반복하니까 어느 정도 패턴이 잡혔습니다. 첫 수업보다 확실히 손이 편했고, 페달 조작도 더 자연스러웠습니다. 선생님이 '좋아지고 있어요' 라고 한마디 해주셨을 때 정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세 번째 수업은 금요일이었는데, 이날의 목표는 주차였습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서 주차 연습을 했는데, 진짜 이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ㅠㅠ 처음에는 거리감을 아예 못 잡아서 벽을 거의 스칠 뻔했는데, 선생님이 차분하게 '차를 빼세요, 다시 들어가세요'라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3번을 다시 들어갔는데, 4번째가 되니까 어느 정도 감이 잡혔습니다. 선생님이 '사이드미러에 흰색 선이 보일 때 핸들을 꺾으세요'라는 구체적인 포인트를 알려주셨는데 그게 진짜 직관적이었습니다. 마트 지하주차장도 한 번 연습했는데, 넓은 공간에서는 조금 더 쉬웠습니다.
네 번째 수업은 월요일 오전이었는데, 이날은 실제로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 방향으로 갔습니다. 성북에서 출발해서 종로 쪽으로 나가는 루트였는데, 신호등도 많고 차도 많아서 좀 긴장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옆에 계셔서 어느 정도 안심이 됐습니다. 학원 앞에 도착해서 작은 거리에 평행주차를 했는데, 이번에는 한 번에 성공했습니다!
선생님이 '이제 충분히 혼자 다니실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씀해주셨을 때 정말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12시간 코스에 55만원이라는 가격이 처음에는 좀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가성비 좋은 투자였습니다. 택시비로 계산하면 한 달에 20만원은 쓰고 있었거든요.
내돈내산 솔직 후기인데, 받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수업을 끝낸 지 1주일이 되었는데 매일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줍니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자신 있게 운전하고, 마트에도 혼자 가고, 지난주에는 친정엄마 집까지 혼자 다녀왔습니다. 세상이 정말 달라 보인다는 말이 이런 느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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